호주 영주권 주정부 쿼터 (퀸즐랜드, 경쟁률, 지역선택)
솔직히 저는 호주 정부가 2025-26 회계연도 주정부 노미네이션 할당을 발표했을 때, 숫자만 보고 '아, 퀸즐랜드가 대폭 늘었네' 하고 단순하게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유학생 수와 실제 경쟁률을 따져보니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총 쿼터는 20,350명으로 작년 대비 약 22~25% 감소했고, 190 비자는 12,850명, 491 비자는 7,500명이 배정됐습니다. 이 숫자가 제 영주권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제대로 이해하려면, 단순히 할당 숫자만 볼 게 아니라 나와 같은 경쟁자가 얼마나 되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주정부별 190 비자 쿼터 변화
각 주정부별로 배정된 190 비자 쿼터를 3개년 추세로 살펴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보입니다. 캔버라가 속한 ACT는 23-24년 600개, 24-25년 1,000개에서 이번에 800개로 소폭 조정됐습니다. 뉴사우스웨일스(NSW)는 2,650개에서 3,000개로 늘었다가 이번에 2,100개로 다시 줄었고요. 제가 주목한 건 퀸즐랜드입니다. 23-24년 900개, 24-25년 600개로 터무니없이 적었던 쿼터가 이번에 1,850개로 세 배 이상 증가했거든요.
빅토리아는 2,700개, 3,000개를 거쳐 이번에 다시 2,700개로 돌아왔고,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WA)는 1,500개, 3,000개를 거쳐 이번에 2,000개가 됐습니다. 숫자만 보면 퀸즐랜드가 대박 기회처럼 보이는데, 여기서 중요한 건 바로 유학생 수입니다. 2025년 8월 기준 호주 전체 유학생은 약 83만 명이고, 이 중 NSW에만 31만 5,869명, 빅토리아에 25만 7천여 명, 퀸즐랜드에 10만 명 이상이 몰려 있습니다(출처: 호주 교육부).
ACT를 기준점 1로 잡고 상대 경쟁률을 계산해보면, 퀸즐랜드는 3.4배, NSW는 7.3배, 빅토리아는 6.3배 경쟁이 더 치열합니다. 반면 NT는 0.26배, 태즈메이니아는 0.35배로 훨씬 경쟁이 덜하죠. 그렇다면 무조건 작은 주로 가면 유리할까요?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전공과 직종을 함께 봐야 한다고 봅니다. 간호처럼 어느 도시든 병원이 있는 직종은 작은 도시에서도 유리하지만, IT나 공학은 대도시가 아니면 취업 기회 자체가 제한적일 수 있거든요.
유학생 수와 실제 경쟁률의 함정
퀸즐랜드 쿼터가 1,850개로 급증했다고 해서 바로 영주권 기회가 세 배 늘어난 건 아닙니다. 이민 쿼터라는 것은 노미네이션(Nomination) 할당 숫자이지, 실제 영주권 발급 숫자와는 다릅니다. 전문가들 얘기로는 특히 NSW, 빅토리아, 퀸즐랜드 같은 대도시 주는 실제 경쟁률이 유학생 수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봐야 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주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졸업 후 대도시로 이동해서 경력을 쌓고, 나중에 다시 190 비자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예상 밖이었는데, EOI(Expression of Interest) 시스템 특성상 같은 시기에 졸업해도 신청 시점이 제각각입니다. 누구는 영어 점수가 늦게 나오고, 누구는 경력 점수를 추가로 쌓고, 누구는 기술 심사 통과 시점이 달라서 1~2년 차이로 경쟁 풀에 들어오거든요. 그래서 내가 지금 공부를 시작한다면, 실제 영주권 신청은 빨라야 3~4년, 공대라면 5~6년 후가 될 겁니다. 그때 쿼터와 경쟁 상황은 지금과 완전히 다를 수 있죠.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MLTSSL(Medium and Long-term Strategic Skills List)입니다. 이건 호주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부족할 직종을 정해놓은 리스트인데, 내 전공이 여기 포함되어 있다면 영주권 가능성이 훨씬 높아집니다. 간호, IT, 회계, 공학, 교사, 건축, 의료 관련 직종 대부분이 여기 포함돼 있고, 전문대 레벨로는 요리, 제빵, 자동차 정비, 용접, 목수 같은 기술직도 해당됩니다. 제가 전공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한 게 바로 이 리스트였습니다.
지역 선택이 영주권을 좌우한다
그렇다면 어느 주를 선택해야 할까요?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WA(퍼스), SA(애들레이드), ACT(캔버라) 같은 지역이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봅니다. 실제로 퍼스는 인구 238만 명의 큰 도시인데, 한국으로 치면 강릉이나 목포가 아니라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의 서울'로 봐야 합니다. 호주는 각 주가 사실상 독립된 나라처럼 운영되기 때문에, 그 주 안에 독자적인 경제·교육·취업 생태계가 완전히 갖춰져 있거든요.
아델레이드는 인구 136만 7천 명으로 '남호주의 서울', 캔버라는 'ACT주의 서울'입니다. 이 도시들에는 명문 대학도 있습니다. 캔버라에는 ANU 대학, 아델레이드에는 아델레이드 대학, 퍼스에는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대학이 있어서 굳이 대도시에 가지 않아도 Group of Eight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명문대가 취업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호주에서는 한국만큼 학벌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특히 간호 같은 의료 계통은 어느 대학을 나왔든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주는 타 지역에서 공부한 사람보다 자기 주에서 공부한 사람에게 우선권을 줍니다. 그래서 시드니에서 공부했다가 나중에 퍼스로 옮겨서 190 비자에 도전하기보다는, 처음부터 퍼스나 아델레이드에서 학업을 시작하는 게 훨씬 유리합니다. 제가 만약 다시 선택한다면, 전공이 정해진 후 대학이 아니라 주부터 먼저 고르겠습니다.
- ACT(캔버라): 190 쿼터 800개, 유학생 19,101명 → 경쟁률 기준 1배
- WA(퍼스): 190 쿼터 2,000개, 유학생 73,428명 →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
- SA(아델레이드): 지역 비자 중심, 안정적 쿼터
- QLD(브리즈번): 190 쿼터 1,850개, 유학생 10만 명 이상 → 경쟁률 3.4배
- NSW(시드니): 190 쿼터 2,100개, 유학생 31만 명 이상 → 경쟁률 7.3배
취업 시장과 영주권 후 현실
영주권을 받은 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Jobs and Skills Australia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Top 10 직종은 IT, 간호, 회계, 엔지니어링입니다(출처: Jobs and Skills Australia). 실제로 영주권을 받은 숫자를 보면 간호가 가장 많고, 그다음이 회계, IT, 엔지니어링 순입니다. 그런데 왜 IT나 회계는 인비테이션 점수가 엄청 높을까요? 바로 경쟁자 수 때문입니다.
간호는 대학의 모집 정원이 실습 시설에 따라 정해져 있어서 졸업생 수가 일정합니다. 하지만 IT나 회계는 사립 단과대학도 많고, 과 인원이 얼마든지 늘었다 줄었다 하기 때문에 경쟁자 수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점수 컷이 계속 오르내리는 거죠. 제가 직접 확인해본 고용 데이터를 보면, 호주 실업률은 약 4%로 OECD 평균보다 낮고, 채용 가능 일자리(Job Vacancy)도 코로나 이후 조정기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지난 10년 대비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기술이민자의 고용 상태를 보면, 처음 1~2년은 호주 태생자보다 실업률이 약간 높지만, 4년 차쯤 되면 오히려 호주 사람들보다 고용 상태가 더 좋아집니다. 왜냐하면 기술이민자는 간호, IT, 엔지니어링 같은 전문 직종 학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평균적인 호주 사람(대학 진학률 약 50%)보다 기술 수준이 높기 때문입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실제 통계 자료를 보고 나서 이 부분이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5년, 10년이 지나도 기술이민자의 노동 참여율은 계속 높게 유지됩니다.
연봉과 고용 안정성을 함께 보면, 의료 관련 직종(간호, 영상의학 등)이 졸업 5년 차에 연봉 10만 불 이상, 고용률 95% 이상으로 가장 안정적입니다. 교사 직종도 고용률은 95%를 넘지만 연봉은 의료 계통보다 약간 낮습니다. 엔지니어링(Civil, Mechanical)도 5년 차에 연봉 10만 불을 넘고, 회계를 포함한 커머스 계열도 꾸준히 수요가 있습니다. 제가 만약 전공을 다시 선택한다면, 이 50개 직종 안에 드는 전공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 같습니다.
이번 2025-26 주정부 쿼터 발표는 단순히 숫자가 줄었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전체 기회는 줄었지만, 지역별 격차는 더 커졌고, 그만큼 전략적 선택이 중요해졌습니다. 같은 점수라도 어느 주에서 신청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죠. 저는 앞으로 영주권 점수를 최대한 높이는 동시에, MLTSSL 직종 리스트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주정부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게 필수라고 봅니다. 퀸즐랜드 쿼터가 늘었다고 무작정 환영할 게 아니라, 내 전공과 나이, 영어 조건, 유학생 수를 종합적으로 따져서 지역을 선택해야 합니다. 영주권은 결국 쿼터 숫자가 아니라, 나와 같은 경쟁자 수와의 싸움이니까요.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CY8jHTWSGSM